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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식당

아침밥을 차리는 20분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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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이제 딱 6개월이 지났다. 

 

결혼 전부터 꽤 오랜 시간 어머님과 함께 살았던 남편은 정말 정갈한 아침식사를 최소 35년 정도는 먹고 자란 셈이다. 

꽤 정갈하고 건강하게 매일 아침 일어나서 아들을 위해 정성껏 음식을 해주셨을 어머님을 생각하면 

이렇게 사랑을 받고 자라왔구나,, 숭고해지기 까지 한다. 

그래서 나도 이 남자와 결혼하면 항상 먹어왔던 아침먹는 습관을 지켜줘야지 하고 다짐했다. 

 

그러나 결혼하고 직장을 다니는 나로써는 아침을 차리는 게 여간 힘든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한 3개월 동안은 그래도 아침마다 일어나서  정성껏 차려주었는데, 

점점 눈을 뜨는 것이 힘들어지더니 점점 귀찮아졌다.

항상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아침을 먹는 것이 습관화된 남편은 내가 자고 있으면 우유에 시리얼이라도 먹고 출근한다. 

 

특히 여름이 되자 음식도 자주 상하고, 나도 너무 지치고 괴로워서 잘 못챙겨주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못챙기고 내 몸이 편하면 편할수록 남편에 대해 감사함이 더 커질 것 같았지만

오히려 그 반대로 점점 욕심쟁이처럼 내 마음이 모질게 메말라져 가고 게을러졌다. 

남편에 대한 존경심은 커녕 기본적인 감사함마저 잃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기가막히게 감사함을 잃어버린걸 우리 시어머니는 어떻게 아셨는지 나를 잡는다. 

시어머니가 나를 잡으면 나는 또 남편이 너무 미워지지만 그래도 내가 의지할 곳은 남편밖에 없으니까 하고 남편한테 위로받는다. 

 

그리고 오늘은 새벽에 일어나 골프를 다녀온 남편이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간단하게 아침을 차렸다. 

 

매일아침을 챙겨주는 약 20분 남짓되는 이 시간이 온전히 내가 남편에게 그리고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인 것이다. 

이 시간을 보내며 아침을 시작하고, 함께 있음에 감사하고 맛있게 먹는 남편을 상상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함께 식사한 것이 얼마만인지, 

식사 전 기도와 식사 후 기도를 정성들여 바치는 남편이 현재까지는 참 보기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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