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를 혼자 키우면서 친정과 시댁에 도움 없이 가능한 일인가?
매일매일 걱정하고 생각하고 슬퍼하고 분노하고 절망하면서
어찌어찌 지나 돌이 지나 이제 14개월째를 맞이하고 있다.
조리원 3주 / 산후도우미 4주 이후에 우리는 그 누구도 정기적인 도움을 받아본 적이 없다.
친정이나 시댁에 잠시라도 숨을 돌리러 가본 적은 5번이 안되고
친정엄마가 집에 와서 아이를 봐주신 건 30번이 채 안 될 것 같다.
시어머니는 100일, 명절, 생신 이렇게 오셔서 오히려 상을 차려드렸을 정도..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는 나도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라 이건 차차 풀어가도록 하고..)
죽을 것 같이 힘들어서 더 이상 답이 안 나오는 차에
기적적으로 아이들이 9개월이 되는 달에 남편이 육아휴직에 들어가게 되었고 (남편 회사 상황 악화로 인해...)
이제 남편과 함께 단둘이 아이들을 돌본지 7개월 차다.
쌍둥이를 부부가 온전히 돌볼 수 있는가?
지금 우리를 보면 400일은 가능했다.
앞으로도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나 나 같은 분들이 있을지 몰라서 나의 절망 안에 있는 기쁨과 행복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그래서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다면 나도 기쁠 것 같다.
지금까지는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 먹였고
아이들은 분리수면을 철저하게 하고 있고
100일 잔치 돌잔치는 집에서 했고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아직 안 보낸 덕에 감기 몇 번 말고는 크게 아프지 않고
어찌어찌 남편 아침밥은 그래도 차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발달상황이 조금 늦긴 하지만 그래서 꾸준히 운동치료도 열심히 다녔고
하지만 이건 아이들의 자라는 속도기 때문에 지금은 아주 별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둘 다 육아휴직인 상황에 경제적으로 부족하진 않지만 또 아주 넉넉한 편은 아니라
남들 SNS처럼 좋은 호텔이나 수영장.. 혹은 어디든 가진 못했지만 나름대로 하루를 알차게 잘 보내려고 노력 중이다.
물론 그 안에서 좌절감도 있고 괴로움도 있고 크고 작은 싸움과 화남도 많지만..
그런데 희생하고 참는 것이 디폴트 성격인 나는 이런 극한 상황에서 나를 돌보는 방법을 모르고,
남을 위해서 내 체력을 갈아넣는 것이 당연시되어가다보니 내 몸은 정말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오늘은 정말 너무 무너져내릴 것 같아서 어딘가에는 남겨놓고 나를 좀 위로해 주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나를 하나씩 챙겨봐야할 것 같다.
토닥토닥.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다. 안나야.
안나야 정말 수고했어. 정말 최고로 좋은 엄마였다. 400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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