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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나는 사랑받는다고 당당히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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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남 선생님 책은 벌써 3번째인데  

"서른살이 심리학에 묻다" 부터  "오늘 내가 사는게 재미있는 이유" 

그리고 40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라는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이라는 책까지 

나의 격동의 20대~40대 시절 필요할때 마다 따뜻한 한마디를 전해주는 큰이모 같은 느낌의 작가님이다. 

(실제로 그런 이모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동안의 에버노트 책 메모를 살펴보니 

모든 3개의 책에 공통적으로 내가 메모해논 문구가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받는다는 사실이다 "

 

그래서 어린 여자아이에게 외모를 평가하는건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 굉장한 악영향을 끼치고 타인의 시선을 지속적으로 의식하고 눈치를 보며 노력하게 만들고, 결국 분노라는 감정까지 가게 된다고 한다. 

 

" 우리의 자존감은 타인의 시선을 통해서 형성된다. 
자존감이란 말 그대로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인데, 자신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이때 만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반겨 주고 사랑해 주며, 웬만한 실수도 이해하고 받아 주면 우리는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해 주지 않으면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아름답고 괜찮은 사람인지 모른 채 스스로를 창피해하고 자책하면서 불안한 삶을 살게 된다. " - 김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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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마 태어났을때부터 엄마아빠의 첫째 딸로 굉장히 사랑을 많이 받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기억나는 순간은  2살 터울의 여동생과 외모비교를 너무 많이 당해왔다.

여동생은 눈도 크고 마른 누가봐도 귀엽고 이쁜 타입이었고 나는 그냥 평범한 아이였다. 그래서 어렸을때부터 결혼을 하는 27세까지 처음 만난 모든 어른들은 여동생과 나를 외모로 비교평가했다. 그 당시 남자 어른들의 몰상식함은 말 안해도 알지 않겠는가? 

 

"동생이 좀 더 이쁘네"  "언니가 동생 못따라가네." "둘이 자매 맞아요?" 등등 

 

그래서 항상 나는 세상에 불만이 많았고 동생이랑 같은 자리에 가는 것이 너무 싫었다. (남자어른들을 증오했다. 맨날 동생과 비교하는 소리를 들으면 울면서 집에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 부모님은 방임형 부모로써 예민한 내 성격을 토닥여주고 내 자존감을 살려주기엔 너무 무심했다. 장난반 진담반으로 항상 엄마는 내 몸을 보고 뚱뚱하다고 그만 먹으라고 놀렸고, 아버지는 방임형 + 회피형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당시 내사진을 내가 보면 난 너무 어렸고 이뻤다.) 

 

내가 이쁘고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기 까지에는 분가 후 10년간 정말 피나는 노력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아무리 남편이나 남자친구가 나를 이쁘다고 말해도 믿지 않았다. 

어차피 이 사람도 날 떠나고 버릴꺼면서 왜 이렇게 달콤한 말을 하나? 의심하고 믿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참 사랑받을 줄 모르고 나를 사랑할 줄 몰랐다.

 

 

피나는 노력 중 하나는 종교였고 다른 하나는 혼자 있었던 시간들 이었다. 가톨릭신자인 나는 혼자 광야에서 생활했던 그 시간동안 의지할 수 있었던 유일한 대상이 종교였다. 그때 의지했던 기도와 신앙성찰을 통해 내가 정말 주님에게 사랑받는 딸이구나 진심으로 느낄 수 있었고, 그 뒤로는 모든 생활이 달라졌다.또 다른 하나는 그 시간동안 혼자 있으면서 생활했던 내가 좋아하는 소소한 활동(취미) 덕분이다. 

 

혼자 보냈던 시간동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탐구하게 되었고 나는 요리하고 책보고 전시보고 조용히 산책하는 것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하나씩 찾아다니며 매일 음식도 하고 도서관도 다니며 책도 실컷 읽고, 산책도 하고 자전거도 타면서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다. 

제일 좋아했던 Pasadena Norton Simon 미술관 /반고흐 전이 열렸다.

 

지금 거의 40살이 다다른 나는 내가 정말 사랑스럽고 괜찮고 아름다운 존재라는 사실에 믿어 의심치 않는다. 특출나게 이쁘진 않고 남들보다 등치도 좀 큰편이고 성질이 괴팍한면도 있다. 하지만 이정도면 그래도 나만의 색깔을 잘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고 남들이 뭐라고 해도 나는 이렇게 늙어가는게 좋다.

 

물론 지금도 누군가가 나를 미워하는 것 같으면 굉장히 신경쓰이고 잠도 못자고 괴롭기도 한다. 그런데 이젠 더이상 나를 자책하려고 스스로 비하하기보다는, 왜 그 사람이 이렇게 못된 마음이 되었는지 안쓰러운 마음을 더 가지게 되었다. 

 

그만큼 조금씩 매일매일 당당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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