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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과 직장생활의 공통점 (이것이 인간인가 / 프리모 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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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수업 이라는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에서 운영하는 교육 중에
가톨릭대학교 신승환 교수님(철학과) 께서 해주신 죽음 강의가 있었다 .

아우슈비츠 감옥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죽음의 수용소에서 / 에리히 프롬/  말고 또다른 책에 대해 언급하셔서 호기심에 바로 주문했다.



마태오 복음 4장 25절
“누구든지 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며 못 가진 사람은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코만도에서 정상적인 배급을 받으며 무기력하게 살았던 일반 해프틀링은 단 한명도 없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두 의사, 재봉사, 구두 수선공, 음악가, 요리사, 매력적인 젊은 동성애자, 수용소 권력자의 친구거나 동향 사람이었다. 혹은 특별히 잔인하고 가혹하고 비인간적인 사람, 마지막으로 영리함과 힘으로 늘 성공적으로 일을 조직해서 물질과 명성을 얻어내는, 수용소 권력자들로부터 특혜와 호평받은 사람들. 오르가니자토어 Organisator (조직꾼) Kombinator 재분배자 . Prominent 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은 무슬림** 이 되고 만다.”

  
무슬림** 은 수용소에서 힘없고 무능하고 선발을 당할 가능성이 가장 농후한 불운한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

가장 간단한 방법은 굴복하는 것이다. 명령을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된다.
일터와 수용소의 규율에 따라서만 배급을 먹으면 된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3개월 이상 버티는 건 이례적인 일임을 경험이 입증했다.
가스실로 가는 무슬림은 모두 똑같은 사연을 갖고 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아무 사연도 갖고 있지 않다. ,,
그들은 끊임없이 교체되면서도 늘 똑같은, 침묵 속에 행진하고 힘들게 노동하는 익명의 군중/비인간들이다.


내용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수용소 안에서 살아남는 사람들중에 이렇다 할 권력이 없는 그저그런 유대인들은 거의 대부분 도태되거나 죽음을 피하지 못하는 데
이 중 총 4가지의 사람 유형은 특이하게도 살아남는 과정을 묘사한 부분이다.

- 힘이 없고 체구가 작고 재능이나 가진건 없지만 잔잔한 재주들을 부려 한시도 쉬지 않고 부지런하게 일하는 사람, 솁셀,
이 사람은 빗자루를 훔쳐 팔아 빵을 조금씩 사서 모으면 구두 수선공에게 가서 빵을 주고 연장을 잠깐 빌려 구두 수선을 을 해주거나 전선을 꼬아 걸쇠를 만들어 주거나
관리자들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근근히 살아가는 유형.

- 작은 체구지만 원체 몸집이나 체력이 좋고 미치광이 같은성격을 가지고 있어 수용소에 생존하기 매우 뛰어나 결국 최고의 일꾼이 되어 발탁되어 나간 엘리아스

- 외국어에 능통하고 머리가 좋고 동정어린 우수의 찬 외모를 가지고 있으면서 주변 사람들을 도구로 활용할 줄 아는 영리한 앙리.

- 여기서 인상적이었던건 과거 엔지니어로 유명한 공장장이었다는  알프레드 L 의  “방침” 이었다.
그의 손과 얼굴은 항상 완벽할 정도로 깨끗했고 두달에 한번 있는 속옷 교환을 기다릴 것도 없이 항상 직접 빨아 입고 (비누를 구하고, 시간을 내서 붐비는 세탁실을 사용해야하고, 속옷을 안훔쳐가게끔 말려내고 지켜내야하는 기타등등의 기회비용을 감안하면서까지)  항상 정갈하게 질서 정연한 에너지의 흔적이 얼굴과 몸에 베어있는 사람이다.
L은 특권층이 되기 훨씬 전에 이미 완벽하게 특권층의 외모를 준비해두었다.
엄격한 내적 규율을 가진 채, 그는 다른 떼거지들과 한 덩어리가 되지 않으려고 심혈을 기울였고 동료들과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항상 정중하게 행동하고 완벽했다.
그 후 결국 때가 왔을때 (운이 좋게도) 기술 반장 전문가로 발탁되어 추후 심사하는 자리가 주어지게 되었다.  



직장인으로 회사를 다니다보면 수용소처럼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여러 인간 군상을 만나게 되고,
나름 각자 제일 잘맞는 유형으로 변화하고 진화하며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처음 입사하고 나서는 나이가 적든 많든 간에 이 조직에서 내가 어떤 위치이고
어떤 업무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또 내가 어떤 유형으로 살아남아야 하는지 알지 못하니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가며 사람들한테 신나게 이용 당하고 치인다.
  (물론 사회생활을 많이해봐서 체화된 부류는 제외/ 이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호감을 받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혹독하게 신고식을 치루고 3년차가 되면 점점 내 이 조직에서의 내 위치가 보인다.
(물론 그 사이 도태된(?) 사람들은 사표를 던지거나 계약이 연장되지 못한다.)

자 이제 여유가 생겨서 주변을 돌아보니 조직에는 이런 분류가 있다.

 

  1. 가장 쎈 상위 포식자 (권력자)  
  2. 권력 옆에 기생하는 자들 : 이들은 권력을 자기 것이라 생각하고 권력자를 자기들 입맛대로 조종하여 본인들에게  가장 유리하게 상황을 조종하고 사람들을 조종한다. 특히 약하고 신입일수록 더욱 자기들 입맛대로 조정한다.
  3.애매한 권력자 : 일 중독자 /  주변 관계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인간관계에 관심없음. 그냥 일하는게 중요한
  4.여우과 : 어떤 인간관계에도 휩싸이지 않고 두루두루 잘 지냄. 누구의 편을 들지 않고 또 누구의 적도 들지 않게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으나 정이 없음.
  5.투정쟁이 : 찡찡이 항상 찡찡이
  6.운동권 : 불의를 못참고 항상 갑에게 불만이 가득 (5번 투정쟁이와 결은 비슷)
  7.귀요미 : 귀요미는 갓 들어온 신입이 많으며 누구에게나 귀여움을 받고 순수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2번~ 6번으로 자신의 루트를 찾아 자리매김 한다.

  각자 이 사회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각자가 제일 잘하는 역할을 선택해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거다.  
나는 어떤 “방침”으로 살아가는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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